금강은 ‘국가하천’이다. 국가하천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정하고, 국가가 직접 관리한다. 금강의 제1지류 중 하나인 미호강도 2022년 국가하천으로 승격됐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2023년 미호강이 범람해 발생했다. 충북 청주 미호강교 공사 과정에서 기존 제방을 허물고 부실하게 쌓은 ‘임시 제방’이 무너져서다.
미호강은 국가하천이지만, ‘미호강 제방의 유지·보수’는 하천법에 따라 충북도지사에게 위임됐고,1 ‘국가하천의 유지관리 사무’로서 충청북도 조례에 따라 청주시장에게 다시 위임됐다.2
그렇다면 미호강 제방 붕괴를 막지 못한 책임은 어디에 어떻게 물어야 할까.
제방을 허물고 부실하게 쌓은 시공사, 공사를 발주하고 감독한 행정기관, 국가하천을 관리하는 하천관리청, 제방 유지관리를 위임받은 지방자치단체… 관련 기관 모두 책임을 부인했다.
오송 참사 형사재판은 2026년 3월 현재 5건이 진행 중이다.3
그중 무너진 제방과 관련해서는 금호건설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건설청), 청주시, 금강유역환경청(환경청) 등 관련 기관 모두가 책임을 미루며 다투고 있다.

저마다 “책임 없다”는 기관들
2026년 2월 26일, 청주지방법원 423호 법정. 검사가 공무원 증인 김OO에게 말했다.
검사: 당시 실무자로 고생하셨던 건 충분히 공감을 하고요. 사고가 발생해서 질문을 드리는 건데 (…) 직접적인 유지·보수 책임은 지자체에 있다 말씀을 하시고.
김OO은 오송 참사 당시 금강유역환경청(환경청) 하천국에서 근무했다.
이날 법정에서 김OO은 “금강 본류는 국가가 관리하는 구간이고, (금강 지류인) 미호강 등은 지자체가 관리하는 구간”이라고 일관되게 말했다.
검사: 다른 사건에서 다른 기관들은 하천에 대한 책임이 하천관리청인 환경청에 있다고… 법적으로 따져볼 문제인데.
시민들 입장에서는 건설청이든, 지자체든, 환경청이든, 여러 기관이 중첩적으로 있다 보면 오히려 이중삼중으로 안전이 빈틈없이 될 거라고 기대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여러 기관이 있어서 오히려 공백이 생기는 측면이 있는 것 같고, 검찰에서는 각 기관 규정에 따라서 묻고 이런 과정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날 검사가 언급한 ‘다른 사건’ 중 하나는 ‘중대시민재해 1호’ 재판이다. 이범석 청주시장과 이상래 전 건설청장, 서재환 전 금호건설 대표이사 등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관련 기사: [오송참사] ‘중대시민재해 1호’ 재판 시작…‘무너진 제방’ 책임 묻는다)

이들은 환경청 등 다른 기관에 책임을 돌렸지만, 검찰은 이들 모두에게 제방 안전 확보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시간을 이틀 전으로 돌려보자.
(환경청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는 재판에 넘겨진 사람이 없다. 환경청 하천국 공무원 3명이 하천 공사 현장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재판 중이다.)
안전 확보 의무 ‘중첩’
2026년 2월 24일, 청주지방법원 621호 법정. 검사는 ‘중대시민재해 1호’ 두 번째 공판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하는지 설명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 등’이 시민재해와 산업재해를 주도적으로 예방하게 하기 위해 제정했다. 그동안 사고에 대한 형사 처벌을 피하기 쉬웠던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도 안전 확보 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의무로 규정한 네 가지 조치는 아래와 같다.

검찰은 청주시장과 건설청장, 금호건설 대표이사가 제방에 대한 안전을 확보할 의무를 중첩적으로 부담한다고 주장한다.
①청주시는 미호강 제방에 대한 순찰과 정기 안전 점검, ②건설청은 공사 현장의 허가 조건 준수 여부 등 안전 점검, ③금호건설은 공사 현장 점검 등 3개 기관이 ‘상호 보완’ 및 ‘견제’해야 제방의 안전을 실효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①청주시 중대재해TF4와 하천과는 미호강 제방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고, ②건설청은 중대재해 및 우기 대비 과정에서도 미호강 제방을 방치했고, ③금호건설 안전보건실은 공사 현장에서 (산업재해가 아닌) 시민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업무를 하지 않았다.
미호강 기존 제방과 임시 제방
3개 기관의 장(長)들은 ‘중대시민재해 1호’ 재판인 만큼 “신중하고 엄격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앞서 짚었듯, 참사 원인이 된 건 부실하게 쌓은 ‘임시 제방’이다.
시공사 금호건설은 기존 제방, 강외2제 일부를 허물고 그 자리에 임시 제방을 쌓았다. ‘강외2제’는 2종 시설물로 등록해 관리하는 미호강 제방 구간(6,308m)의 이름인데, 시설물 관리 주체는 청주시다.
청주시장 측은 강외2제와 임시 제방을 구분했다.
‘임시 제방’을 포함하는 공사 구간에 대한 의무는 없다는 주장이다. 변호인은 “(무너진 임시 제방은) 금강청(환경청)이 하천 공사를 진행하던 구간이자5 금강청에 허가받은 건설청의 점유 구간으로 공사 진행권 내지 안전 점검 의무는 청주시장이 아니라 환경부 장관에게 있다”고 변론했다.
금호건설 대표이사 측도 강외2제와 임시 제방을 구분했다.
기존 제방인 강외2제에 대한 의무가 없다는 주장이다. 변호인은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이 되는) 시설물은 강외2제로 보아야 한다. 강외2제를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주체는 하천관리청이며 사기업 금호건설에는 권한이 없다”고 변론했다.
변호인은 “금호건설 관계자가 사고 원인을 제공한 점은 책임을 통감한다.6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은 엄격히 구분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고인은 문과”라는 변호인
이상래 전 건설청장 측도 안전 확보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변호인은 “(이상래 전 청장은) 2022년에 부임해서 허가 하나7 한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2월 24일 공판에서 이상래 전 청장의 변호인은 ‘낙하산’이라는 말을 변호를 위해 사용했다.
건설청장 변호인: 피고인 문과 출신이에요. 법학과 출신입니다. 건설청은 보통 건설 관련인데, (피고인은) 건설청과 전혀 관련 없는, 토공(土工)은 알지도 못하는 사람입니다. 약간 낙하산식으로 해서 가있는 사람한테 뭘 물을 수 있는 것인지…
이 전 청장은 2022년 5월 임명 당시부터 ‘낙하산’ 논란이 일던 인사다. 국토교통부나 행정안전부 출신이 아니라, 정당인 출신으로 건설청장에 임명된 최초 사례기 때문이다.
이 전 청장 측은 ‘검사의 위법 수사 개시’,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 ‘공소권 남용’ 등을 근거로 ‘공소기각’을 구하고 있으며, ‘형사 책임으로 재해를 막고자 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한 바 있다.

취재: 최윤정 기자 yoon@c-watch.org
카피 에디팅: 조연우
- “하천공사와 하천의 유지·보수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하천관리청이 시행한다. 다만, 국가하천의 유지·보수는 홍수로 인한 재해의 방지와 수자원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환경부장관이 고시하는 국가하천의 시설 및 구간을 제외하고 시·도지사가 시행한다. 1. 제방(호안 및 배수시설을 포함한다) 2. 저수로 3. 보 (후략)”, 하천법 제27조 제6항. ↩︎
- 시장·군수에게 위임하는 사무 중 “국가하천·지방하천의 유지관리 및 다른 공작물 등의 하천공사 시행·협의·통지·준공검사”, 충청북도 사무의 위임 조례 제2조 별표1. ↩︎
-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된 형사재판은 ①경찰 ②충청북도 ③청주시 ④중대시민재해 ⑤시공사·감리단·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금강유역환경청 등 다섯 갈래로 진행 중이다. ↩︎
- 청주시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TF를 설치해 관련 부서를 점검 및 관리하도록 했다. 하지만 TF에 배치한 인원은 3명에 그쳤고, 특히 시민재해와 관련된 인원은 일반 행정직 공무원 1명에 불과했다. ↩︎
- 국토교통부 대전국토지방관리청은 2017년 미호천(현 미호강)과 병천천이 만나는 지점의 범람을 막기 위해 하천 폭을 늘리고 제방도 새로 쌓는 ‘미호천 강외지구 등 3개소 하천정비사업’에 착수했다. 문제가 된 미호천교(현 미호강교) 확장 공사는 해당 하천정비사업을 먼저 진행하는 것을 전제로 이뤄졌다. 하지만 하천정비사업은 2020년 1월 중단됐고, 사업을 포함해 하천을 관리하는 업무는 2022년 1월 국토교통부에서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됐다. ↩︎
- 참사 당시 시공사 금호건설 현장소장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지난해 4월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이 확정됐다. ↩︎
-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2022년 11월 금강유역환경청에 하천점용허가 연장을 신청했고, 허가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