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참사] ‘중대시민재해 1호’ 재판 시작…‘무너진 제방’ 책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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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검찰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 관련 수사를 마무리했다. 이범석 청주시장 등 세 명과 시공사 법인을 마지막으로 재판에 넘겼다. 혐의는 중대재해처벌법상 시민재해치사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해당 혐의를 적용한 첫 번째 기소다. 따라서 판례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이로부터 반년 가까이 지난 어제(6월 12일), 청주에서 첫 재판이 열렸다.

2023년 7월 15일 ‘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발주한 미호강교 확장 공사 과정에서 시공사 등이 기존 제방을 허물고 부실하게 임시 제방을 쌓았고, 그쪽으로 강물이 범람해 참사가 발생했다. (출처: 연합뉴스)

중대재해처벌법 중대시민재해

중대재해처벌법은 2022년 1월 시행됐다. 법은 중대산업재해뿐만 아니라, 중대시민재해도 규정하고 있다. 중대시민재해는 공중이용시설 관리 결함 등으로 발생한 재해를 의미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제9조 제2항을 살펴보자.

(제9조) ②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은 사업주나 법인 또는 기관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설치, 관리상의 결함으로 인한 그 이용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을 위하여 다음 각 호에 따른 조치를 하여야 한다.

법은 ‘재해 예방에 필요한 안전관리체계(인력·예산·점검) 구축 및 이행’ 등 시민 안전을 확보할 의무를 ‘경영책임자 등’에게 부여했다.

‘경영책임자 등’의 지위

지난 12일 청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중대시민재해 1호’ 재판 피고인 세 사람은 ‘경영책임자 등의 지위’에서 공중이용시설인 ‘제방’에 대해 자신들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①지방자치단체의 장: 이범석 청주시장
②중앙행정기관의 장: 이상래 당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건설청장)
③경영책임자: 서재환 당시 금호건설 대표이사
(④금호건설 법인도 함께 기소)

오송 참사는 2023년 7월 청주 미호강교 공사 과정에서 부실 축조한 ‘임시 제방’이 무너지며 발생했다. (관련 기사 읽기(클릭))

청주시장은 충북도지사에게 미호강 제방의 유지·보수 권한을 넘겨받은 관리 주체, 건설청장은 제방을 포함한 공사구역 안전을 점검해야 하는 관리 주체, 시공사 대표는 제방을 직접 점유한 관리 주체로 재판에 넘겨졌다.

미호강 범람으로 침수된 궁평2지하차도의 관리 주체는 충북도지사지만, 검찰은 충북도지사를 ‘무혐의 처분’했다. 참사 당일 지하차도가 통제되지 않은 것이 안전관리체계 미구축 때문만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유가족 등이 항고해 현재 대전고등검찰청에서 검토 중이다. (출처: 연합뉴스)

“엄격한 심리 요한다”, “법리적 판단 받아보겠다”

피고인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은 모두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다시 법 조항을 보자.

(제9조) ②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은 사업주나 법인 또는 기관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설치, 관리상의 결함으로 인한 그 이용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을 위하여 다음 각 호에 따른 조치를 하여야 한다.

시공사 대표도, 건설청장도, 청주시장도, 본인은 ‘무너진 제방’, ‘공사구역 내 제방’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주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시공사 대표의 변호인: 제방은 하천관리청이 법령상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합니다. (중략) 건설사 측에 제방에만 특화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할 의무가 있는지 다소 의문입니다. 결국 건설사가 제방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법인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건설청장의 변호인: (건설청장이) 주체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엄격한 심리를 요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제사실에 대해서 부인하는 입장에 있습니다.

청주시장의 변호인: 제방은 환경부 소속 금강유역환경청이 하천 공사를 진행하던 구간입니다. (중략) 이 구간에 대한 유지·관리 의무는 청주시가 아닌 환경부 장관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청주시는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주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날 공판검사는 청주시와 건설청, 시공사의 ‘안전관리 업무 부실’ 정황을 낭독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한 조치들은 형식적 조치에 그쳤고, 공사 과정에서 철거됐다가 부실 축조된 ‘제방’은 실효적인 안전 점검의 대상이 되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코트워치는 앞으로 공판에서 법원이 ‘중대시민재해’와 관련해 최초로 판단하게 될 법적 쟁점뿐만 아니라, 관련 법령이 존재함에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안전관리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다음 재판은 두 달 후인 8월 21일, 공판준비기일로 열린다. 이날은 변호인들만 출석해 증거에 대한 의견 등을 밝힐 예정이다.

첫 재판이 끝난 뒤 최은경 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다음 재판이 8월달…저희에게는 다음 달, 2주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오늘도 답답한 마음만 가지고 가는 것 같다”, “저희 유가족에게는 항상 상처고, 아직 첫걸음도 시작되지 않았구나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취재: 최윤정 기자 yoon@c-watch.org

카피 에디팅: 조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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