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이 만든 죽음

2022년 12월 29일 오후 1시 46분경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성남 방면 방음터널을 지나던 화물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방음터널 벽과 천장으로 불이 옮겨붙으면서 화재는 급속히 확산했다.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한 차량에 있던 5명이 사망하고 50명이 부상했다. 차량 46대가 전소됐다.  

사고 당일 경기남부경찰청은 수사본부를 구성했다. 화재 발생 원인, 터널 방재시설이 가동되지 않은 이유, 방음터널의 구조 및 소재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졌다. 고속도로를 건설한 (주)제2경인연결고속도로, 위탁 관리·운영한 도로관리업체, 최초 발화한 화물차 소유 업체, 방음터널 건설사 등을 조사했다.

2023년 4월 12일, 사고 책임자로 지목된 5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당일 관제실에서 근무한 직원 3명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화물차 운전자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와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화물차 소유 업체와 업체 대표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관제실 책임자였던 안전실장은 구속됐다. 4월 24일 첫 재판이 열렸다.

2023년 10월 6일, 관제실 안전실장은 1심에서 금고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나머지 관제실 직원 2명과 화물차 운전자, 화물차 소유 업체 대표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화물차 운전자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양측의 항소로 12월 7일, 항소심 첫 공판이 열렸다. 항소심 선고는 2024년 4월 4일 나온다.

코트워치는 5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과천 방음터널 화재 사고 재판을 취재했다. 1·2심 공판기록을 입수해 살펴봤다. 화재 발생 직후 15분간 터널 방재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 피해가 확산한 원인을 확인해 연속 보도한다.

       

과천 방음터널 화재 사고 재판 상황(2024년 4월 1일 기준)

소속/직책 혐의 1심 결과
관제실 안전실장 업무상과실치사상 금고 2년*
관제실 상황조장 업무상과실치사상 금고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관제실 상황조원 업무상과실치사상 금고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화물차 운전자 업무상과실치사상
자동차관리법위반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무죄)
화물차 소유 업체 대표 자동차관리법위반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화물차 소유 업체 자동차관리법위반 벌금 1000만 원
*금고형은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징역형과 달리 강제노역을 하지 않는 형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