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판결> 재난참사와 관련된 판결을 통해 우리 사회가 재난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책임과 기준을 세워왔는지를 살펴봅니다. 우리에게 법원의 판결문은 너무 어렵고 멀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판결을 시민의 눈높이에서 풀어 전하며, 재난피해자의 권리를 다시 묻고, 더 나은 사회를 향한 출발점이 되고자 합니다.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경찰이 보여준 영상에서 배가 침몰 중인데도 아빠가 세월호 안으로 다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 장면을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아빠는 어떤 생각으로 다시 배 안으로 들어갔을까.”
(김홍모, 《홀 – 어느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 2021)
세월호 생존 피해자의 트라우마를 다룬 만화 《홀》에는 참사 당시 마지막까지 승객들을 구조한 김민용 씨, 그리고 그 가족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홀》에서 생존 피해자의 트라우마는 동일한 장면의 ‘반복’으로 재현됩니다. 어느 순간에, 숲길에서 쓰레기를 줍다가,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다가, 여행지에서 가족들의 사진을 찍어주다가 김민용 씨는 참사의 한가운데로 되돌아갑니다.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 씨와 그 가족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하는 이 이야기는 생존자의 삶이 불가항력적인 반복 속에 머무르게 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2021년 4월, 제주 지역 세월호 생존 피해자 6명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참사가 발생한 지 7년이 지난 후에도 지속된 ‘후유장애’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을 묻기 위해서였습니다.
소송을 제기한 생존 피해자들은 2015년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피해지원법)’에 따라 배상금 등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배상금 지급 당시 예상된 치료 기간이 지난 뒤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증상이 이어졌고,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일상을 회복하지 못한 피해자들은 국가에 추가 배상을 요구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들의 후유장애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핵심 판단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①세월호 참사 피해에 대해 국가가 배상 책임을 지는지, ②2015년 배·보상 합의 이후 추가적인 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2025년 11월, 항소심 재판부(광주고등법원 제주제1민사부)는 ①국가의 구조 실패로 인해 참사 피해가 확대됐다는 점을 판결에 명시했고, ②후유장애에 대한 추가 배상 청구 권리도 인정했습니다.
위 두 가지 판단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이달의 판결] 이어서 읽기: https://1661-2014.org/news/?idx=170667070&bmod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