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6월 3일 열린다. 이번 선거에서는 14개 지역구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진다. 이 가운데 경기 평택시와 전북 군산시는 각각 이병진·신영대 전 의원이 선거범죄로 당선무효가 되면서 재선거를 실시하는 지역이다.1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당선자가 공직선거법 또는 정치자금법 제49조(선거비용 관련 조항)를 위반해 징역형 또는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무효가 된다.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5년 동안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제한되고, 징역형을 받으면 10년간 제한된다. 피선거권이 제한되면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당선무효’ 조항은 선거 공정성을 보장하는 장치다. 하지만 벌금 100만 원을 기준으로 당선무효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쟁이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국민 투표로 정한 선거 결과가 사법부 판단에 따라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법관이 ‘법적 처벌’ 외에 당선무효라는 ‘정치적 제재’까지 고려하게 돼 양형(형량을 정하는 일)이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 연구에서 한 전직 판사는 “(공직선거법상 당선무효 조항이) 벌금 80만 원, 90만 원 등 일반적으로 다른 유형의 범죄에서는 잘 선고되지 않는 기형적인 양형을 양산하여 양형을 왜곡한다”2고 짚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상 당선무효 조항이 합헌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얻은 당선 결과를 박탈하는 것은 효과적인 제재이고, 이에 벌금 100만 원 기준을 적용하는 것 또한 적절하다’는 이유다. 다만 해당 조항이 위헌이라는 의견을 낸 재판관도 있다. 2011년 결정 당시 김종대 재판관은 ‘단순히 벌금 액수에 따라 당선무효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왜 굳이 선고형이 벌금 100만 원 이상이면 당선이 무효로 되거나 선거권 및 피선거권이 박탈되어야 하고 그 미만이면 그렇지 않아도 되는지에 대한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기준 벌금액과 1원 차이로 인해 당선무효 여부나 선거권 및 피선거권 박탈 여부가 좌우된다)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를 찾을 수 없다.
(…) 100만 원이란 기준이 나타내는 불법의 크기와 죄질 정도가 어떠한 것인지, 나아가 그 불법의 크기와 죄질의 정도가 선거 공정과 주권자의 진정한 의사 반영에 어느 정도로 위협이 되는지에 대해 이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거나 예측할 수가 없고, 직접 재판을 담당하는 법관이라 할지라도 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할 만큼 그 기준이 자의적이고 추상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 2011. 12. 29. 2009헌마476, 재판관 김종대의 반대의견)
1994년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현 공직선거법)이 제정되고 32년. 그동안 당선무효 조항을 둘러싼 여러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법은 바뀌지 않았다. 당선무효 조항이 유지되는 가운데, 법원은 공직선거법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해 왔을까? 일관된 기준에 따른 유·무죄 판단과 합리적인 수준의 양형이 이루어져 왔을까?
코트워치는 제9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행 공직선거법과 선거범죄 판결의 지형을 살펴보기 위해 2020년부터 2026년 현재까지 당선자 ‘공직선거법 위반’ 판례를 분석했다. 유형별로 어떤 위반 사례가 있는지, 이에 대한 유·무죄 판단과 양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살펴봤다. 이를 바탕으로 현행 공직선거법 및 법원의 해석·적용에 어떤 한계가 있는지 짚어보고자 한다.
(2026 선거범죄 리포트 시리즈는 ‘KINN 탐사보도 기획안 공모전’ 선정작으로, 뉴스타파함께재단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