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린다. 코트워치는 선거에 앞서 2020년부터 2026년 사이 선거범죄로 재판에 넘겨진 당선자 268명의 판결을 수집해 분석했다. 유·무죄 판단과 양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현행 공직선거법과 법원 판결에 어떤 한계가 있는지 살펴본다.
공직선거법은 “출생지·가족관계·신분·직업·경력 등·재산·행위·소속단체, 특정인 또는 특정단체로부터의 지지여부 등에 관하여” 허위사실을 공표하면 처벌한다.
(이는 당선을 목적으로 한 경우에 그렇다. 낙선 목적은 허위사실의 대상을 구분하지 않는다.)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는 자신의 경력, 학력 등을 유권자에게 알린다. 지역 곳곳에 게시하는 선거 벽보와 현수막, 우편으로 발송하는 공보물, 직접 나눠주는 명함 등을 통해서다.
법원은 공직선거법의 ‘경력 등’ 문구를 이렇게 해석한다. “후보자 등의 행동이나 사적(事跡) 등과 같이 후보자 등의 실적과 능력으로 인식되어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
코트워치 조사 결과, 경력 등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당선자 16명이 재판을 받았다.
무죄는 ‘고의 없음’이 인정된 1명뿐이었다.1
나머지 15명은 선거를 앞두고 기재한 경력이 실제와 달라서 유권자에게 오해와 오인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허위사실공표죄가 인정됐다.
여전히 중요한 판단자료 ‘학력’
‘경력 등’ 허위사실 공표 중 가장 많은 유형은 학력 기재다. 재판에 넘겨진 당선자 16명 중 9명이 정규학력을 정확하게 기재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이기찬 전 강원도의원과 정미섭 전 경기 오산시의원은 ‘당선무효형’을 받았다.
이들은 ‘학점인정 등에 관한 법률’(학점인정법)에 따라 취득한 학사 학위를 ‘학과 졸업’으로 기재했다. 그리고 해당 전공의 학사 학위를 취득했기 때문에 ‘허위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학과 졸업’ 표현은 이들이 대학교 부설 교육원에서 학점인정법에 따라 학위를 취득한 것이 아니라, 학과에 입학해 4년을 거쳐 졸업했다고 오인하게 한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그런 ‘오인’이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다고 봤다.
이기찬 전 강원도의원 사례를 살펴보자.
1심 재판부는 허위사실 공표의 ‘고의’와 ‘당선 목적’을 모두 인정했다.
“OO대학교는 4년제 사립종합대학교로 설립된 지 상당히 오래된 대학교이며, 국내 유수의 대학교 중 하나로서 일반적으로 고등학교 과정의 성적 우수 학생들이 상당수 입학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성인은 대부분 OO대학교에 대하여 인지하고 있다.
피고인은 수차례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강원도의원 후보자로 출마한 경험이 있으며, 경찰 피의자신문에서 좋은 학벌, 학력을 가지고 있으면, 선거에 유리한 측면, 당선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 바, 피고인은 후보자의 학력이 선거인에게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2
항소심 재판부가 항소를 기각한 이후, 이기찬 전 도의원은 반발했다.
“(‘행정학 학사’와 ‘행정학과 졸업’ 사이에) 실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판결 내용은 학점은행제도를 통한 학사 학위 취득에 대한 편협하고 저열한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정미섭 전 오산시의원은 ‘학점인정법에 따라 취득한 학위’임을 명시하도록 하는 것이 차별이며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살펴본 ‘학점인정법에 따라 취득한 학위’는 후보자가 기재할 수 있는 정규학력에 해당한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후보자의 비정규학력은 아예 기재하지 못하게 하는데, 이런 금지 조항이 선거운동의 자유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는 주장도 제기돼 왔다. 비정규학력은 초중고교, 대학교, 대학원 등 각종 학교 이력이 아닌, 연구 과정이나 공개강좌 수료 등을 의미한다.
헌법재판소는 해당 조항은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3
다만, 2009년 결정문은 학력주의 병폐를 지적하며 ‘입법자에 대한 권고’를 남겼다.
“어떤 교육과정을 마쳤는지에 따라 그의 가능성을 평가하는 지금의 세태는 매우 우려스러운 것이다. 더구나 학력이 개인의 능력이나 성취에 온전히 의존하지 않고, 오히려 개인이 가지는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 가정적 배경에 상당 부분 좌우되는 것이 현실임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입법자로서는 개인의 능력이 단지 학력의 잣대로 잘못 평가되고 그로 인하여 선거의 공정이 위협받을 수 있는 현실적 상황을 무시할 수는 없겠으나,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유권자들이 국민의 대표를 선출함에 있어 필요로 하는 ‘후보자가 받은 교육’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을 기회를 제한하기에 앞서, 학력주의의 병폐를 극복하기 위한 진지한 사회적 논의와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4
(표) ‘학력’ 허위사실 공표 유죄 당선자들
아래 당선자들에게 적용된 감경요소는 모두 ‘허위사실공표나 후보자 비방의 정도가 약한 경우’다. 이기찬 전 강원도의원의 경우, 1심은 가중요소(‘상대방이 상당히 다수이거나 전파성이 매우 높은 경우’, ‘동종 전과(벌금형 포함)’)만 2개 적용했고, 항소심은 여기에 감경요소(‘허위사실공표나 후보자 비방의 정도가 약한 경우’) 1개를 추가했다.
| 관련 선거 | 이름 | 직위 | 확정 판결 | 양형 판단 | 공표 내용 | 공표 방법 |
|---|---|---|---|---|---|---|
| 2022년 지선 | 이기찬 (당선무효) |
강원도의원 | 벌금 200만 원 | 가중요소, 감경요소 적용 | – 학점인정제도로 학사 학위 취득, 대학교 학과 졸업으로 기재 | – 선거벽보 게시 – 선거공보물 10,849부 발송 |
| 2022년 지선 | 정미섭 (당선무효) |
경기 오산시의원 | 벌금 150만 원 | – | – 학점인정제도로 학사 학위 취득, 대학교 학과 졸업으로 기재 – 평생교육원 과정 특임강사 경력, 현 대학 강사로 기재 |
– 명함 약 900장 배포 |
| 감경요소 적용 | – 학점인정제도로 학사 학위 취득, 대학교 학과 졸업으로 기재 | – 명함 약 600장 배포 | ||||
| 2022년 지선 | 박호균 | 강원도의원 | 벌금 90만 원 | 감경요소 적용 | – 졸업 당시 고등학교 이름이 아니라, 이후 변경된 이름으로 기재 | – 명함 약 1,000장 배포 |
| 2022년 지선 | 최경식 | 전북 남원시장 | 벌금 80만 원 | 감경요소 적용 | – 행정학 석사 및 소방학 박사(소방행정학과) 학위 취득, ‘행정학 박사’, ‘행정학 박사, 소방행정학 박사’, ‘소방행정학 박사’로 기재 | – 명함 배포 |
| – 행정학 석사 및 소방학 박사(소방행정학과) 학위 취득, ‘소방행정학 박사’로 기재 | – 기자들에게 프로필 배포 – 네이버 프로필 등록 |
|||||
| 2022년 지선 | 박경미 | 전남도의원 | 벌금 80만 원 | 감경요소 적용 | – 사회복지학 석사 및 경영학 박사(사회복지경영학과) 학위 취득, ‘사회복지·경영학 박사’로 기재 | – 명함 약 250장 배포 – 현수막 1개 설치 |
| 2022년 지선 | 조성오 | 전남 목포시의원 | 벌금 80만 원 | 감경요소 적용 | – 졸업하지 않은 고등학교의 총동문회 부회장 이력 기재 | – 선거벽보 게시 – 선거공보물 17,708부 발송 |
| 2022년 지선 | 최정헌 | 경기 수원시의원 | 벌금 80만 원 | 감경요소 적용 | – ‘한어언(경제무역 분야·Business Chinese)’ 전공, ‘경제경영학과 학사(경영학 전공)’으로 기재 | – 유튜브 채널 정보 게시 – 명함 약 200장 배포 |
| 2022년 지선 | 엄윤순 | 강원도의원 | 벌금 70만 원 | 감경요소 적용 | – O여고 부설고등학교 졸업, O여고 졸업으로 기재 | – 후보자 소개 보도자료 |
| 2022년 지선 | 김문섭 | 강원 강릉시의원 | 벌금 70만 원 | 감경요소 적용 | – 졸업 당시 고등학교 이름이 아니라, 이후 변경된 이름으로 기재 | – 명함 약 500장 배포 |
경력 ‘부풀리기’도 허위사실 공표
학력 이외의 경력을 정확하게 기재(또는 발언)하지 않은 당선자 6명도 모두 ‘유죄’였다.
공진혁 울산시의원은 국회의원 ‘비서’ 경력을 ‘보좌관’으로 기재했다. 공진혁 시의원은 ‘보좌관’이라는 표현이 국회의원을 보조하는 모든 직원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이를 허위사실 공표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4급 상당 보좌관과 6급 상당 비서의 ‘차이’는 유권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끼칠 만한 중요하고 구체적인 사항이라고 판단했다.
경남도청에서 맡았던 직책이 ‘지방별정직 5급 상당’임에도 ‘1급 상당’, ‘2급 상당’ 등으로 기재한 오태완 경남 의령군수도 유죄 선고를 받았다.
형량은 관대했다.
5명은 ‘허위사실 공표의 정도가 약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감경됐다.
‘전과’ 허위사실 공표가 인정된 1명은 양형기준이 권고하는 범위를 벗어나 ‘당선무효형’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표) ‘경력’ 허위사실 공표 유죄 당선자들
아래 당선자들에게 적용된 감경요소는 모두 ‘허위사실공표나 후보자비방의 정도가 약한 경우’다.
| 관련 선거 | 이름 | 직위 | 확정 판결 | 양형 판단 | 공표 내용 | 공표 방법 |
|---|---|---|---|---|---|---|
| 2022년 지선 | 공진혁 | 울산시의원 | 벌금 90만 원 (선거비용 증빙서류 허위 기재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인정) |
감경요소 적용 | – 국회의원 비서 근무, 보좌관으로 기재 | – 선거벽보 게시 – 선거공보물 43,850부 발송 – 명함 약 5,000장 배포 – ‘보좌관을 했었습니다’ 발언 영상 네이버 밴드 게시 |
| 2022년 지선 | 백강훈 | 경북 포항시의원 | 벌금 90만 원 | 감경요소 적용 | –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 시민대표 자문위원’ 경력, ‘포항지진 정부합동조사위원’으로 기재 | – 선거공보물 17,892부 발송 – 명함 배포 |
| 2021년 재보선 | 오태완 | 경남 의령군수 | 벌금 80만 원 | 감경요소 적용 | – 도청에서 지방별정직 5급 상당 직위로 근무, 1·2급 상당으로 기재 | – 선거벽보 게시 – 선거공보물 15,088부 발송 |
| 2020년 총선 | 최춘식 | 국회의원 | 벌금 80만 원 | 감경요소 적용 | – ‘소상공인살리기 경제특별위원회 조직분과 경기도 포천시회장’ 경력, ‘소상공인회장’으로 기재 | – 현수막 1개 설치 |
| 2022년 지선 | 최상진 | 서울 송파구의원 | 벌금 70만 원 | 감경요소 적용 | – 국회의원 인턴비서 근무, 비서로 기재 | – 명함 약 4,000장 배포 – 선거공보물 27,768부 발송 |
(표) ‘전과’ 허위사실 공표 유죄 당선자
전과 기록도 ‘경력 등’에 포함되는 ‘상벌’의 일종으로, 허위사실 공표 대상이다.
| 관련 선거 | 이름 | 직위 | 확정 판결 | 양형 판단 | 공표 내용 | 공표 방법 |
|---|---|---|---|---|---|---|
| 2025년 재보선 | 배낙호 | 경북 김천시장 | 벌금 80만 원 | 양형기준 권고범위 이탈 | – 근로자 8명 임금을 퇴직 14일 이내 미지급해 근로기준법 위반 벌금형 전과, 근로자 안전모·안전화 미착용 때문이었다고 발언 | – 기자회견 – 언론 인터뷰 |
지금까지 기사 3편에 걸쳐 ‘허위사실 공표’ 유형을 살펴봤다. 후보자 본인의 행위 또는 상대 후보자에 대한 발언, 재산신고, 경력 등에 대한 기재…
그리고 아직 살펴보지 못한 ‘당선무효’ 사례가 하나 남았다.
현직 군의원으로서의 ‘업적’을 기재한 박귀남 전 강원 양구군의원이다(벌금 200만 원, 당선무효). 선거 공보물에 적은 ‘박귀남이 지킨 약속’ 중 아래 세 가지가 문제가 됐다.
①외국인 근로자 고용안정센터 설립
②양구군 노인복지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조례 제정
③자율방범대 지원 조례 제정
(이렇게 현직이 선거에 출마하면서 업적을 틀리게 기재한 경우, ‘행위’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로 봐야 하는지, ‘경력’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로 봐야 하는지 해석상 논란이 있었다.5 코트워치 조사 결과, 박귀남 전 양구군의원을 포함해 업적 기재가 문제된 당선자 3명은 모두 행위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로 분류됐다.)

박귀남 전 양구군의원은 본인이 실제로 관여한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①외국인 근로자 문제 해결을 촉구해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군청 직원이 생겼다.
②노인복지기금 조례 개정안 결의에 참여했다.
③2013년 군수에게 자율방범대 지원 조례 제정을 적극적으로 건의해 2014년 군의회가 제정하도록 했다.
하지만 법원은 공보물에 적은 ‘업적’과 ‘실제로 한 일’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①센터라고 부를 수 있는 시설이 설립되지 않았다.
②노인복지기금 관련 조례가 (제정이 아닌) 개정됐으나, 박 전 군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하지 않았고, 주요한 내용이 바뀌지도 않았다.
③자율방범연합대 대장으로 취임한 건 2013년, 즉 현직 군의원이 되기 전의 일이므로, 군의원으로서의 업적이라고 볼 수 없다.
이렇게 공보물 표현을 하나하나 따져 보는 건, 유권자가 투표를 앞두고 후보자를 판단할 때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당선자의 정치 생명이 수사기관이나 법원 재량에 달렸다는 점과 맞물려, 여러 논쟁을 불러온 허위사실공표죄도 결국 같은 이유로 지금까지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개별 판결문에서, 당선자가 특정 허위사실을 공표했기 때문에(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 유권자가 왜곡된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당선되었는지, 그래서 부당하게 당선된 결과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는지 등을 촘촘하게 설명한 경우는 적었다.
‘유죄’ 당선자들의 당선 유·무효를 가른 ‘양형’에 대해서는 후속보도에서 다룬다.
(2026 선거범죄 리포트 시리즈는 ‘KINN 탐사보도 기획안 공모전’ 선정작으로, 뉴스타파함께재단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취재:
김주형 기자 jhy@c-watch.org
최윤정 기자 yoon@c-watch.org
카피 에디팅: 조연우
- 이기범 전남 담양군의원은 2022년 선거를 앞두고 ‘음주운전 전력’(벌금 150만 원)을 공보물에 기재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기범 군의원이 비어 있는 전과기록 부분을 확인해 보라고 담당자에게 여러 번 지시했다는 점을 들어, 담당자 실수로 빠뜨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광주지방법원 2023. 8. 11. 선고 2023고합182 판결). ↩︎
- 춘천지방법원 2023. 1. 13. 선고 2022고합131 판결. ↩︎
- 헌법재판소 1999. 9. 16. 선고 99헌바5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00. 11. 30. 선고 99헌바95 전원재판부 결정 등. ↩︎
- 헌법재판소 2009. 11. 26. 선고 2008헌마114 전원재판부 결정. ↩︎
- 황정근, 「판례해설 –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 정한 ‘경력’과 ‘행위’」, 법률신문. 2015. 9. 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