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코트워치는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13인 그리고 증인 148인의 법정 발언과 행적을 통해 그날 밤 무엇이 ‘12·3 내란’을 시작하게 했고, 작동하게 했고, 멈추게 했는지 추적했다. 모든 내용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기록을 바탕으로 했고, 관련자 직책은 2024년 12월 3일 기준으로 표기했다.
윤승영(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은 ‘주요 정치인 체포’ 행위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치안과 수사 등 경찰 기능 중 수사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특검은 지난 1월 13일, 윤승영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이날 윤승영은 “처음에는 수사기관에 사실대로만 말하면 금방 오해가 풀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세하게 설명을 다 했다. 그런데 점점 제가 듣지 않은 말을 들었다고 그러고, 제가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하는 상황들이 저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마지막 진술했다.
윤승영: 저는 방첩사 군인들이 경찰한테 인솔을 요청한 것인지 아니면 진짜로 경찰한테 체포를 시키고 자기들은 호송만 하려고 했던 건지, 그분들의 내심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설령 군인들 중 일부가 경찰을 정치인 체포조로 활용하려고 그런 계획을 자기 마음 속에 가지고 있었다고 한들, 그러한 계획이 상대방한테 전달되지도 않고, 그 상대방이 전혀 알지도 못했는데 그게 어떻게 범죄가 되겠습니까?
(윤석열 공판(병합), 2026. 1. 13. 마지막 진술)
‘체포조’ 재판에서 경찰은 특검과 대립했고, 방첩사와도 대립했다. 지난 4월 증인으로 출석한 방첩사 군인은 “(윤승영 변호인의) 눈빛이 너무 무섭다”며 “거리를 좀 두거나 가림막을 (설치해달라)” 요청하기도 했다.
윤승영 변호인: 윤승영이 이 자리에 나와 있는 건, 사실은 증인의 말 한 마디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와 있습니다. 그 점을 유념해 주시고.
검사: 이의 있습니다. 증언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 같습니다. 구민회1 증인 때문에 (윤승영이) 나와 있는 건 아닙니다. 그렇게 책임을 전가해서 불편하게 하려는 것 같은데…
(조지호 외 공판, 2025. 4. 16. 증인신문)
구민회: 재판장님, 제가 진술하는 내용이 저희가 잘했다는 얘기도 아니고.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제가 인정하고 이런 것들이 제가 경찰을 싫어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 저는 그냥 사실관계를 밝히고 싶은 것일 뿐입니다. 우리는 잘하고 경찰이 잘못했다고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 저희와 경찰은 형제 같은 조직입니다.
(조지호 외 공판, 2025. 4. 16. 증인신문)

합동체포조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여인형(방첩사령관)은 조지호(경찰청장)와 박헌수(국방부 조사본부장)에게 전화해 수사인력 100명 지원을 요청했다.2
여인형 지시에 따라, 방첩사 방첩수사단은 경찰과 국방부 조사본부에 수사인력 100명 지원 등을 요청했다.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합동수사본부가 구성돼 방첩사가 지휘권을 갖는다. 물론 적법한 비상계엄의 경우에 그렇다. 하지만 방첩사는 일단 합동수사본부를 꾸리기 시작했고, 이들에게 부여된 첫 번째 임무가 ‘주요 정치인 체포’였다.
방첩사에서는 구민회(방첩사 수사조정과장)가 다른 기관과의 소통을 맡았다. 경찰에서는 이현일(국수본 수사기획계장)과 연락했다. 밤 11시 32분 첫 번째 통화에서 수사관 100명 등을 요청했고, 밤 11시 52분 두 번째 통화에서 “체포조를 국회로 보낸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두 번째 통화 내용에 대한 두 사람의 주장이 완전히 엇갈린다.
구민회의 주장은 이렇다. 구민회는 “방첩사 5명, 경찰 5명, 군사경찰(국방부 조사본부) 5명 이렇게 조를 편성해야 하니 명단을 빨리 보내달라” 했고, 이현일은 “누구를 체포하는 거냐” 물었다. 이에 구민회는 짜증난 상태로 “이재명, 한동훈이다”고 대답했다.3
이현일의 주장은 이렇다. 구민회는 “방첩사에서 국회로 체포조를 보내는데 국수본에서 인솔하고 같이 다닐 5명을 지원해달라” 했다. 구민회가 “체포 명단 받으셨죠”라고 물었고, 이현일이 “예?”라고 반문하니 구민회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4
특검은 경찰 국수본이 이재명, 한동훈 등을 체포한다는 걸 알면서도 가담했다고 본다.
이현일은 부인했다. 이현일은 “(방첩사 체포조가) 국회 안에 있는 사람들을 체포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국회의원만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국회의원도 가능하다고는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검사: 체포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게 체포 대상이고. 증인은 국수본 계장이고 이를 이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 누구를 체포하는지 물어본 적이 없다는 뜻인가요?
이현일: 예.
(조지호 외 공판, 2025. 4. 29. 증인신문)

누가 누구를 체포하는가?
이현일은 방첩사 요청을 받고, 아는 사이인 박창균(여의도경찰서 형사과장)에게 직접 연락했다. 서울경찰청을 통해 지시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국회를 관할하는 경찰서인 영등포경찰서에 바로 형사 명단을 요청했다. 두 사람의 통화는 녹음이 남아있다.
이현일: 지금 방첩사에서 국회에 체포조를 보낼 거야. 두 개 팀 정도가 올 건데, 그거를 인솔하고 같이 움직여야 할 형사들이 5명 필요해. 5명 명단 좀 짜줘. 지금 바로 해줘야 돼.
(2024. 12. 3. 23:57 통화 녹음)
이현일: 5명 계급, 이름, 팀 그리고 전화번호 이렇게 나한테 문자로 좀 넣어줘.
박창균: 뭘 체포하는 거예요?
이현일: 누구 체포하겠냐? 국회 가면.
박창균: (한숨)
이현일: 넌 왜 또 이럴 때 영등포에 가 있니. 빨리 명단 좀 줘.
(2024. 12. 4. 00:02 통화 녹음)
박창균은 법정에서 한숨을 쉰 이유에 대해 질문받았다.
박창균: 시민들이 몇천 명 이렇게 문마다 붙어가지고 경력들과 대치하고. 철문을 막 밀고 담을 넘는 상황이었습니다. 시민들의 집단적 행동에 대해 제재하거나 조치하려고 나오는 걸로 생각했고, 체포 활동 한다는 것 자체가, 방첩사가 몇 명인지 듣지는 못했지만, 저희가 명단을 준 건 소수 인원이었기 때문에 그 많은 인원들, 군중 사이에서 체포 활동을 한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고. 그 상황이 너무 힘들 거라고 생각해서 무리일 거라고 생각해서 한숨 쉬었습니다.
검사: 국회의원을 예상해서 한숨 쉰 것 아닙니까?
박창균: 정보를 들은 바가 없고, 제가 그 부분을 유추하거나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조지호 외 공판, 2025. 4. 29. 증인신문)
이현일은 박창균에게 받은 영등포경찰서 형사 5명의 명단을 방첩사에 보냈다.5 더 보내달라는 방첩사 요청을 받고 5명 명단을 추가해서 보냈다.6 형사 10명은 실제로 국회에 출동했다. 경찰 국수본과 영등포경찰서는 이들의 역할이 ‘인솔’, ‘안내’였을 뿐, 체포와는 상관없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방첩사 체포조를 기다렸지만, 방첩사 군인들이 오지 않으면서 만나지 못했다.

수사관 100명의 명단
영등포경찰서 형사들과는 별개로, 방첩사가 지휘하는 합동수사본부에 보낼 수사관 100명의 명단을 작성하는 일도 진행됐다. 수사관 100명 관련해서는 서울경찰청이 국수본 요청을 받았다.
2024년 12월 4일 자정이 넘은 시각, 임경우(서울경찰청 수사부장)는 수사2계장에게 ‘군의 수사관 100명 요청’에 대해 보고받았다. 수사관이 필요한 이유를 다시 확인해보라고 지시했다. 새벽 0시 18분, 수사2계장은 “국수본도 정확한 내용을 모른다. 100명 명단만 작성해달라고 한다”라고 다시 보고했다. 그리고 4분 후인 0시 22분, 임경우는 명단 작성을 지시했다. 명단은 자신에게만 보내라고 했다.
“각 대별로 언제든 수사에 투입할 수 있도록 경감 이하 실수사인력 20명씩 명단 준비하고 사무실 대기시켜주세요.”
(2024. 12. 4. 00:22 서울광역수사단 대장방 카카오톡, 임경우 작성)
“부장님(임경우) 지시로 각 대별로 언제든 수사에 투입할 수 있도록 경감 이하 실수사인력 20명씩 명단 정리하고 사무실에 대기시켜달라고 하셨습니다. 각 수사대별 20명 명단 회신해주시고 바로 사무실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
(2024. 12. 4. 00:33 서울광역수사단 서무방 카카오톡)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은 범죄 수사를 하는 부서다. 반부패수사대, 공공범죄수사대, 금융범죄수사대, 마약범죄수사대, 형사기동대 등으로 구성된다.
임경우는 법정에서 “명단 정도는 작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국수본에서 요청이 왔기 때문에 그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지시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사무실 대기를 시킨 이유에 대해서는 “어떤 상황이 생기면 필요할지도 모른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검사: 사실상 명단 작성을 넘어서 언제든 투입할 수 있도록 대기 지시까지 하셨는데요. 증인 30년 수사 경력이 있고, 어떤 가능성을 생각하셨길래 언제든 투입이라고.
임경우: 네 수사 30년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촉이 없지 않습니다.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런데 당시 제 판단과 감과 촉으로는 계엄은 해제 의결이 되어야 하고, 될 걸로 봤고, (국회의원 국회 출입을) 허용해야 된다 건의한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단 작성 정도는 제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이고, 그 내용을 광수단(광역수사단) 대장방에 올린 것이고. 경계강화가 발령되었으니 출동 대기 태세를 한 겁니다.
검사: 제 질문의 취지는 어떤 수사, 어떤 사범, 어떤 범죄를 염두에 두시고.
임경우: 그때는 그 생각까지 하지 않았습니다. 명단을 작성하되, 명단 작성까지는 제 권한에 있지만, 어떤 사람들을 투입하고 할 때는 지침을 받아야 하는 사항입니다.
검사: 그냥 막연히 수사! 그냥 수사! 라고 생각했고, 어떤 범죄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으신 건가요?
임경우: 네.
(조지호 외 공판, 2025. 9. 17. 증인신문)
임경우 지시를 받고, 명단을 취합해 ‘광역수사단 경감 이하 비상대기자 현황’ 문건7을 작성한 이OO(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지원팀장)도 법정에서 특검 질문을 받았다. 이OO은 “그때 당시에는 이렇게 사후에 이 업무를 한 것과 관련해서 이게 뭐 수사활동, 체포나 압수를 하기 위한 명단 작성 아니었나 의심받게 될 것으로는 예상을 못 했다”고 말했다.
검사: 그전에 100명 명단 만든 적 있어요?
이OO: 제 기억에 없습니다.
검사: 없겠죠. 제가 봐도 아주 특이하고. 지금 비상계엄 터졌는데, 지금 증인은 그냥 명단 작성하는 거라고 했는데, 뭐 할 건지는 생각을 해봤을 거 아니에요. 기계도 아니고.
이OO: 대기를 하라고 하신 이유는 몰랐지만, 사무실에 대기하다가 종산8할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검사님들 말씀처럼 ‘다른 활동을 할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거나 인식을 했다면 문서 제목부터 그렇게 했을 겁니다.
(조지호 외 공판, 2025. 9. 10. 증인신문)
경찰의 ‘체포조’ 협조, 즉 수사관 100명 명단과 영등포경찰서 형사 출동에 대해서는 관련 혐의로 재판 중인 조지호(경찰청장)와 윤승영(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주장도 엇갈린다.
2024년 12월 4일 자정 직전, 윤승영은 ‘방첩사의 수사관 100명 요청’을 조지호에게 보고했다. 조지호는 당시 윤승영이 ‘한동훈 체포조 5명’을 함께 보고했고, 자신은 “준비만 하라”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해왔다.9 윤승영은 ‘한동훈 체포조’는 말한 적 없고, ‘영등포 형사 5명’ 지원을 승인받았다는 입장이다.
경찰 국수본이 방첩사 체포 대상이 ‘이재명’과 ‘한동훈’ 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는 결국 재판부의 판단 영역으로 넘어갔다. 이는 차치하더라도, 비상계엄 당시 경찰은 경찰청 국수본부터 영등포경찰서에 이르기까지 군의 요청에 신속하게 협조했다.
윤승영 변호인: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합동수사본부 업무를 관장할 방첩사 측의 경찰 인력과 장비 지원 요청이 있었다는 실무진 보고를 받고, 경찰청장에게 보고한 후 그 지시에 따라 경찰인력 지원 관련 업무를 수행한 것이 전부입니다.
그 과정에서 ‘가치 판단’은 없었다.
윤승영 변호인: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특별한 가치 판단을 할 겨를도 없이 신속한 보고와 처리라는 본연의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고 (…)
(윤석열 공판(병합), 2026. 1. 13. 마지막 변론)
취재:
김주형 기자 jhy@c-watch.org
최윤정 기자 yoon@c-watch.org
카피 에디팅: 조연우
- 방첩사 수사조정과장. ↩︎
- 통화상 표현에 대해서 조지호는 ‘안보수사요원 100명’으로, 여인형은 ‘수사관 100명’으로 주장하고 있다. ↩︎
- 구민회는 “(짜증난 상태로) 수사지휘실로 들어가면서 ‘이재명, 한동훈이다’라고 말한 걸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통화 상대방을 확실하게 기억하는 건 아니지만, 당시 통화 내역과 짜증난 투로 말할 수 있었다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현일밖에 없다는 취지다. (조지호 외 공판, 2025. 4. 16. 증인신문) ↩︎
- 조지호 외 공판, 2025. 4. 29. 증인신문에서 제시된 진술조서 내용. ↩︎
- 이현일은 4일 새벽 0시 13분 구민회에게 “국수본 지원인력 명단입니다”라고 시작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구민회는 “추가 부탁드립니다”라고 답장했다. ↩︎
- 이현일은 4일 새벽 0시 40분 구민회에게 “국수본 지원인력 명단입니다”라고 시작하는 메시지를 재차 보냈다. ↩︎
- 문건에는 이OO을 포함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104명의 명단이 들어있다. 12월 4일 새벽, 104명 중 81명이 사무실에서 대기했다. 임경우는 새벽 2시경 “사무실 대기 중 직원들은 종산시키세요”라고 광역수사단 대장방에 카카오톡 메시지를 올렸다. ↩︎
- 경찰 무전 음어, 종료나 해산을 의미한다. ↩︎
- 조지호는 자신이 보고를 받기 전에 이미 서울경찰청에 명단 요청이 내려갔고, 추가로 이뤄진 형사 지원 등에 대해서는 보고가 없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조지호는 “(국회 통제와 관련된 부분은) 제가 책임을 지는 건데, 이 방첩사와 관련된 체포조 구성에 있어서는 저도 너무 괘씸하기도 하고, 의문사항이 너무 많습니다”라고 증언했다. (이상민 공판, 2025. 12. 1. 증인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