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용산구청 7차 공판: 용산구청에서만 30년을 일한 관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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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총 4명(박희영 용산구청장, 유승재 전 부구청장, 문인환 전 안전건설교통국장, 최원준 전 안전재난과장)
(혐의 내용 자세히 보기(클릭))

일시: 2023년 12월 11일 오후 2시
장소: 서울서부지법 303호 법정

진행사항: 검찰 측 증인 신문
증인: 전 용산구청 부구청장 유승재


유승재 전 용산구청 부구청장은 피고인이지만, 이날은 증인으로 신문을 받았다.

유승재 전 부구청장은 공무원 생활 30년을 모두 용산구청에서 보냈다. 2020년 7월부터 ‘이태원 참사’ 직후까지 부구청장이었다. 2022년 핼러윈을 앞두고는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대신해 용산구 내부 대책회의를 주재했다.

피고인석이 아닌 증인석에 앉은 유승재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였다.

“이태원은 주말에 늘 사람이 많은 곳이다. 단순히 ‘인파가 많다’는 건 늘 있던 이야기다. 사고를 예상하는 건 신이 아닌 이상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

“압사 사고를 예상했으면 그렇게 대응하지 않았을 거다.”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막았어야지,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다.”

“인파 사고는 고려하거나 대비한 적 없다”

유승재 전 부구청장은 종종 ‘행정관청’이라는 표현을 썼다. 관료로 오래 일한 느낌이 나는 어투였다.
유승재는 “행정관청에서의 ‘안전사고’는 시설물에 의한 안전사고를 말하는 것”이며 “인파로 인한 사고는 고려하거나 대비한 적 없다”고 했다.

2020년 핼러윈 관련 민관 합동 연석회의 개최 후, 용산구가 낸 보도자료. 제목은 ‘핼러윈데이 감염병확산·안전사고 막는다’로, 용산구와 용산경찰서, 용산소방서,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의 대책이 포함됐다. (출처: 용산구청)

공판검사는 용산구가 낸 2020년 보도자료를 띄웠다.

공판검사: (핼러윈 대비) 용산구 보도자료에 ‘용산경찰서는 대규모 인파 운집에 따른 ‘안전사고’와 범죄 발생을 막는다’고 돼 있지 않나?

유승재: 시설물 이야기다. 인파 운집이라는 것도 불법 적치물이 나와 있거나, 사람들이 지나다니다 걸려 넘어지고 이런 걸 말하는 거다.

유승재는 “사람들이 몰려서… 이런 건 행정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박희영 구청장의 변호인은 같은 보도자료에서 ‘용산경찰서’를 짚었다.

변호인: 용산구는 시설물 안전사고를 대비하고, 인파 운집은 경찰이 대비해 오지 않았느냐.

유승재: 그렇다.

“용산구 행정력으로 인파 해산할 권한 없지 않느냐”

박희영 구청장의 변호인은 ‘지자체 권한’을 두고 문답을 시작했다.

박희영 구청장 변호인: 지자체가 안전이나 질서 유지에 할 수 있는 역할은 ‘위법 상태’가 발생할 때 이를 단속하거나 제거하는 게 아니냐.

유승재: 그렇다.

박희영 구청장 변호인: 핼러윈 인파가 몰리는 자체를 위법이라고 할 수 없지 않나.

유승재: 그렇다.

박희영 구청장 변호인: 용산구가 행정력을 동원해서 직접 인파를 해산할 권한은 없지 않나.

유승재: 그렇다.

문답의 끝은 “2022년에 적극적으로 행정을 펼쳤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었다. 유승재 전 부구청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유승재는 “(2022년은) 코로나19 집합금지명령이 풀렸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도 말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집합금지명령 때문에 대책을 세웠지만, 그 이전에는 핼러윈과 관련해 아무것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2022년 10월 25일, 유승재 당시 부구청장은 박희영 구청장 대신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했다. “코로나19 때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와서 거의 밀려다닐 정도였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부서는 적극적으로 사전 예방에 노력해달라”고 용산구청 간부들에게 말했다. (출처: 용산구청)

“당연히 계획대로 순찰 이뤄졌을 거라 생각했다”

참사 당일, 용산구에서는 핼러윈에 대비해 일부 인원이 비상근무를 했다. 박희영 구청장의 변호인은 “50명이 투입돼 야간 특별근무와 순찰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공판검사는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은 순찰을 지적했다.

공판검사: 감사담당관 직원들은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근무했다. 인파가 많은 시간을 피해 순찰한 것 같은데, 적절한 지휘·감독이 없던 것 아니냐.

유승재: 주최가 없었고, 주관 부서도 없었고, 안전관리계획에도 없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부서장들 책임하에 (핼러윈 대비)하라고 했다. 내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할 수 없었다.

“(계획과 달리) 세계음식문화거리는 순찰하지 않았다”는 등 구청 직원 진술에 대해 유승재 전 부구청장은 “그것까지 지휘할 수는 없었고, 당연히 계획대로 이뤄졌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사 단계에서 검사에게 관련 상황을 듣고 난 뒤에 유승재는 “회의할 때는 다 근무하겠다고 했는데, 제대로 안 했다고 하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판장이 정리한 핵심 쟁점

유승재 전 부구청장은 용산구청 소속 피고인 4명에 대한 재판의 마지막 증인이었다. 마지막 증인 신문을 끝내며 재판장은 핵심 쟁점을 명확히 했다.

먼저 ‘인파 관리’. 재판장은 “이 재판에서 ‘인파 관리’는 보도나 차도에 있는 사람들의 밀집도나 혼잡도를 완화하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공판검사에게 물었다.

“구청에 ‘인파 관리’를 책임져야 할 구체적인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느냐.”

공판검사는 “이 사건에서는 그렇다”고 답했다. “감당하기 어려운 인파가 예상됐기 때문에 구청이 관리했어야 한다”고 했다. 법적인 근거를 묻는 말에는 “공소장에 있다”고 했다.

재판장은 다시 물었다.

“(공소장에 있는 내용은) 일반적인 ‘재난 관리’에 대한 것이다. 구청의 어떤 부서 직원들이 나가서 혼잡도를 완화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 건가? 전 직원이 나가야 하는 건가?”

공판검사는 “바로 답변하기 부적절하다”, “의견을 정리해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재판장은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피고인들의 기본적인 입장은 ‘인파 관리는 경찰의 고유한 업무고, 구청은 법령상 불법 적치물이나 불법 주차 등 단속 업무에 그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하철역 혼잡도에 대해서는 구청이 직접 완화하는 게 아니라, 서울교통공사에 협조를 요청한다는 것이다. 검찰과는 이 부분의 생각이 가장 다른 것 같다.”

재판은 재판부 변동으로 2024년 3월 재개했다. 증거조사를 시작했다.



최윤정 기자 yoon@c-watch.org

  • 사건번호
    • 서울서부지법 2023고합26
  • 재판부
    • 배성중, 오민관, 최오미
  • 공판검사
    • 박경남, 주영선
  • 혐의
    •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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