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총 4명(박희영 용산구청장, 유승재 전 부구청장, 문인환 전 안전건설교통국장, 최원준 전 안전재난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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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23년 8월 28일 오후 2시
장소: 서울서부지법 303호 법정
진행사항: 검찰 측 증인 두 명 신문
증인1: 용산구청 주무관 김OO
증인2: 택시기사 신OO
증인 김OO은 용산구청 6급 주무관이다.
‘이태원 참사’ 당시에는 안전건설교통국 안전재난과 소속이었다. 2022년 1월부터 용산구 안전관리계획을 세우는 업무 등을 했다. 이전에는 언론 대응을 맡았다.
이날 법정에서는 ‘용산구의 의무와 권한’을 두고 언쟁이 길어졌다.
검사의 주장과 변호인들 주장이 극명히 갈렸다. 이들은 증인 김OO의 말을 통해 각자의 주장을 입증하고자 했다. 그들 사이에서 김OO은 조용하고 느린, 때로는 무기력한 말투로 대답했다. 질문은 길고 대답은 짧았다.
‘이태원에 가장 가까운 지자체’, 용산구의 의무와 권한
공판검사가 먼저 원론적인 질문을 던졌다.
공판검사: 증인도 지방직 공무원이다. ‘지방자치제도’가 뭔가?
김OO: 지방 스스로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것이다.
관련 법령을 여럿 띄웠다. 지방자치법, 재난안전법 조항이 줄줄이 등장했다.
공판검사: (법 조항을 여럿 읽은 뒤) 지자체는 국가 지침에 따른 소극적 의무가 아니라, 지역 특성에 따라 위험을 분석하고 대비할 적극적 의무가 있다. 어떤가?
김OO: 그렇다.
공판검사는 “국가나 광역지자체(서울시)가 용산구 실정에 맞는 안전관리계획을 알려줄 수 있느냐”, “매년 핼러윈을 경험한 용산구가 이태원 특성을 가장 잘 알지 않느냐”고 물었다.
최원준 전 안전재난과장의 변호인은 반박했다.
변호인: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재난이 발생하고, 실무진이 고발당하고 있다. 국가나 광역지자체(서울시)의 관여 없이 용산구가 재난 대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충분한 권한이 있나?
김OO: 없다.
변호인은 “재난 대비가 지자체의 자치 사무라고는 하지만, 평가를 통해 행정안전부(행안부)가 사실상 지휘·감독하고 있다”라고 했다.
“도봉구는 멧돼지, 은평구는 오존 대비…핼러윈은?”
공판검사는 다른 구청 사례를 끌어왔다. 증인 김OO의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도봉구와 은평구의 ‘2022년 안전관리계획’을 제시했다.
공판검사: 도봉구는 서울시 지침에 상관없이, 지역 특성을 반영해 멧돼지 대책을 세웠다.
김OO: 그렇다.
공판검사: 은평구는 오존 대책이다. 행안부나 서울시 지침에 없는 재난 유형이지 않느냐?
김OO: 모르겠다.
공판검사는 “그러나 용산구 안전관리계획에는 핼러윈에 대비한 어떤 계획도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박희영 구청장의 변호인은 ‘핼러윈’에 초점을 맞췄다.
변호인: 홍대가 있는 마포구나 강남구에도 핼러윈 계획은 없지 않았나?
김OO: 따로 없던 것으로 안다.
변호인: 박희영 구청장 이전에 핼러윈 안전관리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논의가 나온 적 있나?
김OO: 모르겠다. 없던 것으로 안다.

“용산구,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해도 되겠나?”
공판검사는 “안전관리계획이 없어도, 핼러윈을 앞두고 위험이 예상되면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김OO은 “그래서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검사의 물음에 박희영 구청장의 변호인은 자기 생각을 내비쳤다.
“‘핼러윈이 계획을 세울 대상이 아니더라도, 구청이 안전사고에 대비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김OO에게 물었다.
변호인: 다만 그렇더라도 당시 용산구로서는 할 수 있는, 필요한 조치를 나름대로 취했다고 평가해도 되겠나?
김OO: 그렇다. 열심히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재난 법령과 매뉴얼에 대한 문답이 주가 된 신문에서 김OO이 자기 의견을 밝힌, 거의 유일한 순간이었다.
용산구 기관장들 중 구청장의 권한
“구청장을 용산구 ‘최상위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으로 볼 수 있지 않느냐.”
공판검사가 물었고, 김OO은 “그렇다”고 했다. 재난안전법은 지자체 등 재난관리 업무를 하는 기관을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 규정한다.
박희영 구청장의 변호인은 “‘최상위 기관장’이 무슨 뜻이냐”, “뜻은 알고 대답하는 거냐”고 다시 물었다. 김OO은 “최상위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용산구 내에서 구청의 권한을 두고도 주장이 갈렸다.
검찰은 핼러윈에 대비하는 용산구 공동 회의, ‘민관 합동회의’를 소집하는 것도 구청장 권한으로 본다. 2020년과 2021년에는 당시 구청장 주재로 회의가 열렸다.
공판검사: 2020년, 2021년엔 핼러윈을 앞두고 구청에서 용산경찰서장과 용산소방서장, 이태원역장 등을 소집해 회의를 열지 않았느냐?
김OO: 그렇다.

박희영 구청장의 변호인은 회의가 열린 경위를 따져 물었다.
변호인: 2020년, 2021년 회의 누가 열자고 했는지 아나?
김OO: 모른다.
변호인: 그런데 ‘구청에서 소집했다’는 내용에 왜 ‘네’라고 했나?
김OO: 구청에서 열려서 그랬다.
박희영 구청장의 변호인은 “2020년과 2021년의 회의는 코로나19 때문이었다”고 말하고 김OO에게 “2020년 이전, 핼러윈에 대비한 합동회의가 열린 적 있느냐”고 물었다. 김OO은 “한 번도 없었다”고 답했다.
공판검사는 “코로나19든 아니든, 유관기관과 핼러윈 대비 합동회의를 연 전례”라고 일축했다.
최윤정 기자 yoon@c-watch.org
- 사건번호
- 서울서부지법 2023고합26
- 재판부
- 배성중, 오민관, 최오미
- 공판검사
- 박경남, 주영선
- 혐의
-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