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가 일어났다. 윤석열 구속영장 발부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법원에 난입했다. 시위대는 경찰을 밀어붙이고, 법원 외벽과 유리창을 부수고, 판사실 문을 강제로 열었다. 코트워치는 관련 재판 법정에서 확인한 사실과 각 재판부의 법적 판단을 연속 보도한다. <편집자주>
지난 1월 19일 새벽 3시 32분쯤, 경찰은 서울서부지방법원 건물에 들어가 시위대를 체포하기 시작했다.
이어 건물 밖에 있는 시위대에게는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고, 처벌될 수 있음을 강력히 경고하는 바입니다. 지금 즉시 불법행위를 중단하고 법원 경내 밖으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등의 경고 방송을 했다. 시위대는 3시 50분쯤 후문 밖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시위대는 다시 후문에서 경찰을 공격했고, 법원 경내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대가 한 차례 퇴거했다가 다시 진입한 이후 상황은 재판 과정에서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 법정에서 재생된 영상의 수가 적을 뿐만 아니라, 영상들이 짧게 조각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트워치는 1심 판결문에 기재된 사실을 중심으로, 그날 건물 밖 시위대의 행적을 따라가봤다.
새벽 4시, 재공격
“집회 참가자들은 04:00경 후문을 수비하고 있던 경찰관들을 향해 유리조각, 돌멩이 등을 던지거나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 공격했다. 이에 경찰 병력이 경내로 후퇴하자 집회 참가자들은 계속해서 깨진 유리, 타일 등을 집어던지면서 폴리스 라인을 뜯어내고 경내로 진입했다.”1
지난 5월 26일, 기동대 경찰관 A가 검찰 측 증인으로 법정에 왔다.
1월 19일 새벽 A는 법원 옆에 있는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건물 뒤에서 근무를 서다가, 법원 후문으로 가서 방패를 지원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동했다. 경찰이 통로에서 시위대에 밀리고 난 뒤에는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다시 후문으로 가서 시위대와 대치했다.
A는 “퇴거하라는 상황에서 퇴거하지 않고 후문에 남아 있는 시위자분들이 있었다. 그분들이 앞으로 나와서 저희 경찰관들을 폭행하고 유리병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상황, 위험을 느끼는 상황이었다”, “시위자 중에 저희 경찰관들한테 플래시 비추고, 눈에다가. 시야를 차단하는 사람이 있었다”라고 증언했다.
시위대의 바리케이드
“이후 수십 명의 집회 참가자들이 한쪽에는 통로를 사이에 두고, 다른 한쪽에는 건물 뒤쪽의 쓰레기장을 사이에 두고 경찰과 대치하면서, 오토바이, 쓰레기통 등을 적치하여 바리케이드를 만들고 통로 외벽을 부수거나 경찰관들을 향하여 불빛을 쏘고 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위를 했다.”2
새벽 4시 이후 법원 경내에 다시 진입한 시위대는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법정에서 재생하지는 않았지만, 남아있는 유튜브 라이브 영상(‘젊은시각’)에 당시 시위대가 설치한 두 개의 바리케이드가 나온다.




시위대는 통로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오전까지만 버티면 돼”, “국민저항권이다”, “내가 저항이다”, “자 이제 시작이다. 이제 해 뜨면 보자”, “전국에서 다 일어날 거다”, “사법부 빨갱이 새끼들 다 모여 가지고”, “판사가 내란이야. 서부지법이 내란 법원이야”, “대한민국이 중국에 넘어가는 거야”, “경찰분들도 저항을 하십시오”, “너희들 세금 누가 주냐”, “유튜브 보시는 분들 나와주세요. 전국이 나와야 됩니다”, “이제 혁명이 시작됐다”라고 소리쳤다.
새벽 5시, 통로 진입
“그와 같이 대치가 계속되던 중 05:00경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 바리케이드를 통로 안쪽으로 들고 와 설치하려 하였고, 경찰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16번 피고인, 17번 피고인이 체포됐다.”3
시위대는 후문 쪽으로 한 차례 물러났다가, 새벽 5시쯤 경찰이 쓰던 접이식 폴리스 라인을 밀고 들어왔다. 경찰은 이를 진압하며 시위자들을 체포했다. 라이브 방송을 이어가던 유튜버(‘젊은시각’)도 통로에서 새벽 5시 7분 체포됐다.



새벽 5시 20분, 진압
“이후에도 대치가 이어지다가 05:20경 수십 명의 경찰관들이 통로 안쪽으로 들어가 마이크 방송으로 집회 참가자들에게 여러 차례 퇴거 요구를 하였다. 이에 대해 34번 피고인을 비롯한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관들을 향해 바리케이드를 가져와 설치함에 따라 경찰이 경내에 들어와 있는 집회 참가자들을 체포하기 시작했다.”4
일부 시위자가 통로에서 체포된 이후에도 대치는 끝나지 않았다.
이때의 대치와 경찰 진압은 정윤석 다큐멘터리 감독의 영상에 담겨있다. 정윤석 감독 영상은 지난 6월 24일 법정에서 재생됐다.5 카메라는 후문 안 담벼락에 있다. 카메라 왼쪽 앞은 통로 입구이고, 오른쪽은 건물 뒤편 쓰레기장이다.
통로 입구에는 무장한 경찰이 있다. 까만 옷을 입은 한 경찰관이 나와서 나가라고 요구한다. 시위대 쪽에서도 한 사람이 나와서 뭐라고 말을 한다. 경찰관이 계속 뒤로 나가라는 듯한 손짓을 한다. 그때 건물 뒤편 쓰레기장에서 소란이 벌어진다. 통로에서는 시위대가 접이식 폴리스 라인을 경찰 쪽으로 밀어버린다. 누군가 소화기를 뿌린다. 경찰이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그 무렵 경찰은 쓰레기장 옆에 집회 참가자들이 설치한 바리케이드 방면으로도 출동했고, 29번 피고인, 30번 피고인, 35번 피고인은 여러 명의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몸으로 바리케이드를 밀며 경찰에 대항했다.”6
경찰은 통로와 건물 뒤편, 두 방향으로 출동해 시위대를 체포했다.

이때 체포된 시위자들은 새벽 4시 이후 법원에 들어간 경우가 많았고, ‘들어와서 도와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변호인: 집에서 3시 30분경 출발해서 법원 좀 떨어진 곳에 4시 10분경 도착했죠. 차량을 주차한 후 법원 앞에서 한 시간 정도 지켜봤죠?
30번 피고인: 네.
(중략)
30번 피고인: 들어가서 10분 정도 있다가, 후문 바로 앞에 분리수거장 같은 게 있습니다. 그 앞에 서있는데 굉장히 어두웠습니다. 제가 돌아서 나가려고 하는데, 경찰분들이 덮쳐서 체포가 됐습니다.
(2025. 7. 1. 피고인 신문)
30번 피고인은 “구속영장 발부가 부당하다고 생각해 법원에 갔다. 후문 쪽을 지나는데 안에 있던 사람들이 ‘남자분들은 와서 도와달라’고 하여 후문 안으로 들어가서 쓰레기장에서 바리케이드를 잡고 있었다”라고 수사기관에 진술했다.
29번 피고인은 “상황을 구경하고 있다가 누군가 ‘머릿수 좀 채워달라’, ‘법원 안으로 들어와달라’고 하는 말을 듣고 법원 경내로 들어갔고, 누군가 ‘여기만 지키자’고 하는 말을 듣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라고 수사기관에 진술했다.
다시 정윤석 감독 영상으로 돌아가자.
경찰의 진압 장면을 찍던 카메라가 갑자기 위쪽을 향한다. 가까운 곳에서 “현행범 체포합니다”, “건조물침입 현행범으로 체포합니다” 목소리가 들린다. 카메라는 통로를 지나 건물 앞쪽으로 연행돼 간다.
“그 무렵 32번 피고인은 법원 경내에서 위와 같은 모습 등을 촬영하고 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7
‘32번 피고인’, 즉 정윤석 감독은 새벽 5시 35분경 체포됐다.
지난 6월 18일 법정에서 정윤석 감독은 본인의 영상에 대해 “당시 울타리에 붙어서 시위대와 경찰을 같이 객관적으로 찍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경찰은 시위대에게 나가라고 두 번째 경고 조치를 하고, 이는 경찰이 준법사항을 지켰음을 뜻한다. 저는 이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여드리는 위치에서 찍었다”라고 말했다.8
실제로 정윤석 감독은 법원에서 체포된 다른 유튜버들과 달리, 시위대의 얼굴을 손으로 가린다거나, 시위대에 동조하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1월 19일 새벽 6시 30분경쯤 서울서부지법 주변 질서를 회복했다.9 이날 사태로 경찰관 17명(중상 3명)이 부상을 당했다.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 법원에 침입한 혐의 등으로 현장에서 체포된 시위자들, 현장을 빠져나갔으나 이후 긴급체포된 시위자들은 2월 10일부터 순차적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8. 1. 선고 2025고합60-2 판결. ↩︎
- 같은 판결. ↩︎
- 같은 판결. ↩︎
- 같은 판결. ↩︎
- 정윤석 감독은 지난 6월 24일 자신이 촬영한 영상을 짧게 편집해 법정에 가져왔다. ‘12·3 비상계엄’부터 ‘6·3 대통령선거’까지의 시간이 담겼다. 1월 19일 새벽 후문 안쪽 담벼락에서 촬영한 영상은 증거로도 제출했기 때문에 검사가 먼저 영상을 재생했다. ↩︎
- 같은 판결. ↩︎
- 같은 판결. ↩︎
- 한국독립영화협회 등은 7월 16일 “28개 단체와 3424명의 시민이 검찰의 폭압적 기소를 규탄하고 정윤석 감독의 무죄 판결을 촉구하는 성명서에 연명했다”, “검찰은 공익적인 취재 목적을 무시하고 촬영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정 감독을 가담자로 몰아 기소했으며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이는 카메라를 든 예술가를 폭도 취급한 사례로 명백히 언론 및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2025. 1. 20.)에서 이호영 당시 경찰청 차장은 “6시 30분경 시위자 전원을 법원 밖으로 이동 조치하는 등 법원 주변 질서를 확보했고, 마포대로도 정상 소통시켰다”라고 보고했다. ↩︎
취재: 최윤정 기자 yoon@c-watch.org
카피 에디팅: 조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