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가 일어났다. 윤석열 구속영장 발부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법원에 난입했다. 시위대는 경찰을 밀어붙이고, 법원 외벽과 유리창을 부수고, 판사실 문을 강제로 열었다. 코트워치는 관련 재판 법정에서 확인한 사실과 각 재판부의 법적 판단을 연속 보도한다. <편집자주>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서울 마포구 공덕역과 애오개역 사이에 있다. 두 지하철역으로 이어지는 대로변에 정문이 있고, 법원 건물 뒤편 모퉁이에 후문이 있다. 법원 건물과 가까운 후문은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문이었다. 2025년 1월 19일 전까지는. 서울서부지법 후문은 지난 ‘폭동’ 사태 이후 굳게 닫혔다.
서울서부지법은 1월 19일 윤석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새벽 2시 59분, 영장 발부 소식이 알려졌고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후문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문을 흔들어 열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이들의 재판에서는 영상이 주요 증거가 됐다. 이날 벌어진 일들은 라이브 스트리밍 영상으로, 경찰 채증 영상으로, 법원 직원 촬영 영상으로, CCTV 영상으로, 언론과 예술가의 영상으로 남았다. 법정에서도 많은 영상이 재생됐다.
코트워치는 피고인 63명이 한꺼번에 묶인 재판(제11형사부 담당) 과정에서 재생한 영상 등을 근거로 1월 19일 새벽 벌어진 일을 복기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후문
지난 6월 11일 서울서부지법 대법정. 피고인들의 변호인이 영상 하나를 틀었다.
① 카메라는 법원 후문 안쪽에서 후문 바깥쪽을 향하고 있었다. 안쪽에는 경찰이, 바깥쪽에는 시위대가 철문을 붙들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철문이 시위대 쪽으로 접히며 열렸다. 화면 속 경찰관은 열리는 문을 잡아보려고 끝까지 손을 뻗었지만, 역부족이었다.

6월 2일, 1월 19일 서울서부지법 후문에서 근무를 선 기동대 경찰관 A가 증인으로 나왔다.
A는 새벽 1시~1시 30분부터 ‘청사방호 근무’를 했고 후문이 열리는 모습을 목격했다. “(시위대가) 좀 뒤쪽에서 집회를 하다가, 영장이 발부되니까 바로 앞쪽으로 밀려왔다. 흥분한 몇 분이 붙잡고 밀기 시작했고, 점점 뒤에서도 밀고 하니까 철문이 열렸던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증언했다.
변호인: 사람들이 후문을 밀기 시작하고 바로 열렸나요? 아니면 간격을 두고 열렸나요?
경찰관 A: 바로는 아니고, 일부 계속 실랑이를 하다가, 물도 뿌리고 쇠파이프 같은 걸로 때리고 그런 과정이 있다가 갑자기 풀려가지고요. 바로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인: 풀려서 문이 열리니까 사람들이 들어왔다?
경찰관 A: 네.
변호인: 그걸 보고서 가만히 있었나요?
경찰관 A: 저는 철문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변호인: 철문 자체에 몸을 기대고 막고 있었다?
경찰관 A: 네.
변호인: 시위대도 동일하게 문을 열고… 문이 열리고 그다음에는?
경찰관 A: 저희도 조금 뒤쪽으로 물러섰습니다.
변호인: 방패를 가지고 있었나요?
경찰관 A: 방패 같은 게 없었습니다. 맨몸으로 있었습니다. 경광봉 말고는 없었습니다.
(2025. 6. 2. 증인신문)

“후문이 뚫렸다”
후문이 열리자 시위대가 들어왔다. 후문을 지키던 경찰은 뒤쪽 통로 안으로 물러섰다. 통로를 따라가면 주차장이 나오고, 오른편으로 꺾으면 건물 입구가 있다. 후문 앞 경찰관들에게는 방패가 없었다. 다른 기동대 부대가 방패를 가지고 와서 대열 맨 앞에 섰다.

1월 19일 서울서부지법에는 서울고등법원 보안관리대1 직원들도 지원 근무를 나와 있었다.
보안관리대 직원 B는 6월 18일 검찰 측 증인으로 법정에 나와 “‘후문이 뚫렸다’, ‘사람들이 침입했다’는 무전이 와서 내려가게 됐다”고, 직원 C는 6월 25일 법정에 나와 “(휴게시간에) 유튜브 영상이 뜨길래 클릭했더니 후문 장면, 경찰 대치 장면이 나와서 ‘어 뚫린다, 뚫리나’ 해서 자는 애들 깨우고, 바로 무전이 와서 내려갔다”고 말했다.
직원 B와 C는 새벽 3시 10분경 전후 ② 스마트폰 카메라로 시위대와 경찰 대치 장면을 촬영했다. 이들은 통로에서 경찰이 밀리는 상황이었다고 증언했다.
보안관리대 직원 B: 앞에 넘어온 사람들 데리고 나가고, 부상당한 분들 데리고 나가는 과정에서 경찰이 줄어들었어요. (중략) 2차 저지선 만든 지 10초도 안 돼서, 두 번째 영상은 제가 후방에서 화단에 올라가서 찍은 영상이거든요, 잠깐 뒤 보고 말을 하고 바로 앞을 봤는데 (시위대가) 펜스를 다 밀고 들어온 상태였습니다.
(2025. 6. 18. 증인신문)
보안관리대 직원 C: 시위 인원들이 계속 ‘밀어 밀어’ 하면서 밀고 있었고, 경찰도 버티면서, 이게 경찰이 한 5~6줄 있었는데,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앞에서 한 분 체포할 때 세 분이 데리고 체포를 하면서 경찰이 줄어드니까 시위하는 분들이 밀고 들어와서 (경찰이) 도와달라고 해서 같이 밀고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저희가 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 밀고 들어오는…
(2025. 6. 25. 증인신문)

경찰이 완전히 밀리면서 후방에서 지원하던 보안관리대 직원들은 건물 내부로 대피했다. 이어 옥상으로 올라갔다. C는 “유리를 깨고 (건물로) 들어오셨기 때문에 그다음에는 뒤도 안 돌아보고 위로 올라갔다”라고 증언했다.
통로
통로로 밀고 들어온 시위대의 시점은 유튜브 라이브 영상(‘락TV’)에 담겨있다.
1월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 정문 앞에 있던 ③ 락TV 카메라는 “후문에 지금 난리났다는데”, “여러분 지금 우리 애국시민들이 후문을 열었다고 합니다”라고 말하며 후문으로 이동한다. 가까이 갈수록, 유리를 깨는 소리와 뭔가를 내리치는 소리가 크게 울린다.
카메라는 열린 후문으로 들어가 시위대와 합류한다.
통로 입구에는 방패를 든 경찰이 있다. 시위대는 영장을 발부한 판사 이름을 부르며 “나오라”고 소리를 지른다. 경찰은 “위험한 행동을 하지 말아 주십시오”, “시민 여러분 물건을 던지지 마세요”라고 반복한다.


시위대는 곧 힘으로 경찰을 밀어붙이기 시작한다. 라바콘, 물병, 의자, 경광봉 등이 경찰 쪽으로 날아왔다. 경찰은 속수무책으로 밀렸다. 방패를 뺏기기도 했다. 중간에 바리케이드를 쳐보려고 했지만, 소용 없었다.



1층 출입구
시위대는 통로를 지나 법원 건물 출입구 앞에 도달했다.

④ CCTV 카메라는 1층 출입구를 비춘다. 1층은 불이 켜져 있다. 화면 왼쪽에 보이는 경찰은 오른쪽에서 밀고 들어오는 시위대를 막으려 한다. 출입구에는 철제 셔터가 걸쳐져 있다. 한 경찰관이 몸으로 매달려 셔터를 끝까지 내리려고 하지만, 바닥까지 내려가지 않는다. 시위대는 화면 오른쪽 모퉁이에 몰려 있다. 맨 앞에서는 계속 돌파를 시도한다.
오른쪽 모퉁이에서 누군가 갑자기 소화기를 분사한다. 경찰 대열이 흐트러진다. 시위대는 아직 오른쪽 모퉁이에 있다. 뿌연 연기가 걷힌 뒤, 출입구 안으로 시위대로 보이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변호인: 이때 경찰이 물립니다. 물리고, 경찰관들이 다 빠지고…
경찰이 왼쪽으로 물러나자, 출입구 안과 밖의 시위대가 힘을 합쳐 문을 열고 철제 셔터를 올린다. 시위대는 1층 로비로 진입한다. 도중에 방패를 든 경찰이 화면 왼쪽에서 쭉 밀고 들어와 시위대 진입을 중간에 끊고, 시위자를 체포한다. 경찰은 다시 대열을 갖추고 출입구를 확보한다.
검사: 추측컨대 일부 시위대가 유리창을 통해서 안으로 들어간 상태였고 (경찰이) 바깥 시위대에 둘러싸인 형태였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일부 후퇴한 것으로 보여지고요. (중략) 변호인들이 어떤 주장을 하시는 건지 말씀해 주시면 제가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변호인: 경찰의 삼엄한 경비를 뚫고 들어간 게 아니고 일시적으로 해제가 됐을 때 들어간 게 맞다는 취지입니다. 사실관계와 관련된 취지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양형(형량을 정하는 일)에도 반영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재판장: 그런데 소화기까지 뿌리면서 들어가려고 하다가 경찰이 일시적으로 물러났을 때 들어갔으면… 한 시간 뒤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불과 몇 분 차이인데 어떤가요? 소화기는 들어가려고 한 쪽에서 뿌린 것 아닌가요?
변호인: 허락을 받고 들어갔다고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소화기를 뿌리는 와중에도 일부 경찰분들이 법원 앞을 지키십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인지 뒤에 있는 지휘관이 나와서 경찰들을 뒤로 물립니다. 시민들이 들어가는 걸 전혀 말리지 않은 상황이 있었습니다.
경찰이 출입구에서 물러나는 장면은 1월 19일부터 논란이 됐고, 경찰도 관련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고석길 전 마포경찰서장은 1월 20일 국회2에서 “많은 시위대가 그쪽(출입구 오른쪽)으로 몰리면서 문을 수비하던 몇 명 안 되는 경력이 감당하지 못해 잠시 물러났던 것”이라며 “바로 다른 경력을 투입해 문을 확보하고, 침입한 시위대를 검거하기 위해 바로 경력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1층 당직실
당시 출입구 안에서 나타난 시위대는 출입구 옆 당직실 유리창을 깨고 법원 건물에 들어간 이들이다. 유튜브 라이브 영상(‘용만전성시대’)이 당직실 상황을 보여준다.

⑤ 용만전성시대 카메라는 창문을 넘어 당직실로 들어간다. 시위대는 경찰 방패 등으로 당직실 집기와 서버를 부순다.





당직실에 있던 카메라는 곧 출입구 쪽으로 이동한다. 뿌연 소화기 연기가 보인다. 당직실을 통해 들어온 시위대와 바깥에 있던 시위대가 힘을 합쳐 철제 셔터를 들어올리고, 유리문을 개방한다. 법원 직원들이 로비에서 황급히 대피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1층 로비에 진입한 카메라는 엘리베이터 쪽으로 이동한다. 화면 속 전자시계 시각은 새벽 3시 27분. 카메라는 위층으로 올라가지 않고 계속 1층에 있다. 누군가 “어딨어!”라고 소리를 지른다. 잠시 꺼졌다가 다시 켜진 화면에 경찰이 보이고, 유튜버는 곧 현행범으로 체포된다.


이날 시위대가 들어간 이후 투입된 기동대 경찰관 D는 경찰 조사에서 “새벽 3시 27분경 급하게 무전으로 ‘시위대 40~50명이 무단 진입했으니 현행범 체포하라’고 했다”라고 진술했다. 당직실에 대해서는 “현관 우측에 당직실이 있었는데 컴퓨터, 냉장고 등 서무기기가 모두 파손되어있는 등 그냥 아수라장이었다”라고 했다.
당직실 내부 공간에서 법원 직원 등을 구조했다는 경찰관 증언도 나왔다.
D와 같은 기동대 소속 경찰관 E는 “당직실에 감금된 법원 직원 두 사람과 기동대 경찰관을 구조하고 데리고 나왔다”라고 지난 6월 4일 증언했다.
22번 피고인: 제가 그전에 체포가 돼서 정황은 잘 모르겠지만, 어떻게 해서 감금돼 있었는지 이해가 잘 안 갑니다.
경찰관 E: 밖에서 잠갔는지, 안에서 잠갔는지 (모르겠지만) 그분들은 나와 있을 수 없었어요. 젊은 기동대 직원은 피를 철철 흘리면서 부축을 받고 나왔었어요. 그들이 밖에 나오고 싶었는데 나오지 못했다면 그건 감금이라고 생각합니다. 밖에서 사람들이 소리지르고 촬영하고 이런 상황에서 저 같아도 못 나갑니다.
(2025. 6. 4. 증인신문)
7층 판사실
법원 건물에 진입한 시위대 일부는 계단으로 올라갔다.
③ 락TV 카메라는 5층까지 올라갔다 내려왔다. 올라갈 때 3층에서 유리문 잠금장치를 소화기로 내리치는 시위자가 찍혔고(화면 속 전자시계 기준 새벽 3시 28분), 내려올 때 3층 유리문에 소화기를 집어던지는 다른 시위자가 찍혔다(3시 30분). 유튜버는 1층으로 내려와 출입구로 나가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판사실이 있는 7층까지 올라간 시위대도 있다.
이들의 행적은 JTBC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⑥ JTBC 카메라는 시위대 뒤를 따라 7층까지 올라갔다.
JTBC 보도국 리서처: 시위대가 계단을 통해서 위로 올라가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 7층에서 방화 셔터3가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판사실로 들어가는 복도의 방화 셔터가 내려오기 시작했고, 한 시위자가 “어 이게 왜 내려오지, 여기 있나 보다” 말하면서 그쪽으로 갔습니다. 셔터 옆 쪽문을 열고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딨냐, 이거 다 열어봐야 되냐, 판사 나와라…”
(2025. 6. 16. 증인신문)
한 시위자는 “저 안에 숨었을 수도 있지, 방 안에”라고 말한 뒤, 판사실인 703호와 706호 도어락을 발로 차서 문을 열었다. 카메라는 7층 복도를 돌아서 올라갔던 계단으로 다시 내려왔다. 내려오는 중에는 시위대가 키오스크나 문서 작성대, 유리 진열대를 부수는 모습을 촬영했다. 경찰에 붙잡혔으나, JTBC 취재진이라고 밝히고 풀려났다.4



마지막은 짧은 영상이다.
지난 6월 11일 검찰 증거조사 중에 재생했는데, 법원 직원이 촬영한 영상으로 보였다. ⑦ 카메라는 계단 위에 있다. 아래에서는 시위대가 올라오고 있다. 카메라를 든 사람은 막대기 같은 걸 손에 들고 시위대를 향해 “내려가세요!”, “이제 내려가세요!”라고 소리쳤다.
6월 30일, 재판장은 이 상황과 관련해 물었다.
재판장: 재판장이 하나만 물어봅시다. 법원 직원이 삼단봉을 휘두르면서 올라오지 말라고, 그런 모습을 보였던 것 같은데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올라갔나요?
60번 피고인: 올라오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는데. 삼단봉으로 저지하는 모습만 봤습니다. 시위대분들이 올라가니까 저도 궁금해서 따라갔고, 그분 보고 겁이 나고 이런 부분이 있어서 제압하는 차원에서 소리를 좀 질렀습니다.
재판장: (법원 직원이) 저지하는 것 같은데 소리를 지르면서 오히려 더 위로 올라갔다는 거잖아요.
60번 피고인: 제가 궁금증이 호기심이 좀 심한 편이어서. 그분이 올라오지 말라고 한 말은 없었는데. 그분도 겁이 나서 그렇게 했겠지요. 그래서 저도 소리를 지른 거고요. 앞에서 시민 몇 분이 올라가니까 저도 쫓아갔던 겁니다.
(2025. 6. 30. 피고인신문)
경찰은 새벽 3시 32분경부터 건물 내부에 투입됐다. 그리고 시위대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시위대를 건물에서 모두 내보낸 이후로도, 건물 바깥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경찰과 계속 대치했다. 이는 2차 침입 시도로 이어졌다. 2차 침입 시도와 관련된 내용은 다음 기사에서 다룬다.
- 각급 법원에서 질서유지와 청사방호를 담당한다. ↩︎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2025. 1. 20.). 고석길 전 마포경찰서장은 “경력이 시위대에 (둘러)싸이게 되어서 위험에 처하게 된 것이냐”는 위성곤 의원 질문에 “예”라고 대답했다. ↩︎
- 법원행정처가 국회에 제출한 내부 보고용 자료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재무계장은 1월 19일 새벽 옥상으로 도피하는 도중 가능한 범위에서 방화벽을 작동시켰다. ↩︎
- 영상을 촬영한 JTBC 보도국 리서처의 증인신문 내용에 대해서는 6월 27일 자 코트워치 뉴스레터(링크)에서 자세히 다뤘다. ↩︎
취재: 최윤정 기자 yoon@c-watch.org
카피 에디팅: 조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