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셀 참사’ 유가족의 4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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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4일, 경기도 화성시 리튬 배터리 제조업체 아리셀에서 화재가 발생해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은 7월 1일부터 매일 화성시청 앞에서 추모제를 열고 있다. 코트워치는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 책임자 처벌을 위해, 또 다른 참사를 막기 위해 싸워온 유가족의 시간을 영상에 담았다. <편집자 주>


   

매일 저녁 7시 화성시청에서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민추모제가 열린다. 유가족들은 맨 앞줄과 두 번째 줄에 앉아 자리를 지켰다. 추모 발언을 맡은 유가족은 그날 있던 일, 그 주에 있던 일을 이야기했다. ‘통장을 정리하러 집에 들어갔는데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다. (사고로 희생된 딸이 생전에) 이 신발 신어야 하는데, 저 신발 신어야 하는데 말하던 모습이 눈에 그려졌다’, ‘사측이 개별적으로 합의안을 보내왔다. 아이들 죽음을 돈으로밖에 보상받을 수 없다는 것이 원통하다…’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추모제를 찾은 사람들은 일터에서 보장해야 하는 안전 문제, 그리고 참사로 동료나 가족을 떠나보낸 경험을 이야기했다. “유가족의 마음을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연대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며 어렵게 입을 뗐다. 유가족들은 참석자 발언이 끝나면 박수를 보내거나 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추모제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벽에 추모 메시지를 붙이거나 모형 촛불을 밝히는 절차는 생략됐다. 대신 참석자들의 가방과 모자, 손목시계, 셔츠 단춧구멍에 하늘색 리본이 달렸다. 유가족은 노란 꽃이 그려진 카키색 티셔츠를 입었다. 

유가족들은 광화문 광장, 서울역, 아리셀 공장, 고용노동청, 아리셀 대표이사 자택 앞에서 피해자 권리 보장,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피켓을 들거나 희생된 가족의 영정 사진을 품에 안았다. 많은 시민 앞에 서서 가족에게 쓴 편지를 읽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서울역 광장에서 연대 발언을 듣고, 시민들과 함께 희생자를 추모했다.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진 광화문 광장 계단에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쳤다. 

지난달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박순관 아리셀 대표이사를 포함한 책임자 6명을 파견법,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5가지 혐의로 고발했다. 대책위는 7월 10일 기자회견에서 아리셀이 인력파견업체 메이셀과 불법 파견 관계를 유지했고, 사측이 산업재해를 예방할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8월 16일, 아리셀 대표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고발장을 추가로 냈다.

아리셀 측은 7월 5일 첫 교섭 이후 대책위와의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 교섭을 담당할 실무자를 지정하지 않은 채 유가족들에게 개별 합의안을 보냈다. 유가족 측은 7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측 노무사들이 법률대리인을 거치지 않고 불법적인 개별 합의를 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김태윤 아리셀참사 피해가족협의회(협의회) 공동대표는 “합의안에 아리셀 관계자들에 대한 처벌불원서가 포함돼 있었다. 책임을 전가하고 면피하려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책위 법률지원단은 사측 노무사 징계 및 고발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경찰은 지난 8월 23일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화재 사고 발생 원인으로 무리한 제조공정 가동 결정에 따른 ▲비숙련 노동자 대거 투입 ▲불량률 급증 미조치 ▲발열전지 선별작업 중단 등 사측의 업무상 과실을 짚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같은 날 아리셀 박순관 대표와 그의 아들 박중언 총괄본부장 등 4명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 대표 등 4명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받는다. 검찰도 구속 수사 필요성을 인정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구속 여부는 28일 결정될 예정이다. 협의회와 대책위는 26일부터 3일간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박 대표 구속을 촉구하는 철야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취재 및 촬영
김주형 기자 jhy@c-watch.org
최윤정 기자 yoon@c-watch.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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